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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702017
한자 通婚圈
이칭/별칭 내혼제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북도 군산시
집필자 이하범

[정의]

전라북도 군산 지역에서 혼인을 하는 사회적·지역적 범위.

[개설]

통혼권은 지역 또는 사회적 신분에 따라 범위를 달리한다. 지역적 통혼권이란 통혼의 범위가 지역적으로 한정이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전통사회에서 사회적 신분이 높은 양반은 일반적으로 상민에 비하여 통혼의 범위가 넓었다.

예컨대, 안동의 하회 마을 또는 월성의 양동 마을의 양반은 군과 도의 범위를 넘어 다른 도의 격이 유사한 성씨와 통혼을 하여 통혼권이 도외로 확대되어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양반들이 원거리 통혼을 사회적 위세의 표시로 여겼고, 또한 높은 신분층일수록 이들의 대인 관계가 향교나 서원 활동 등으로 인하여 낮은 신분층에 비하여 지역적으로 보다 광범위하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하회 마을에서도 상민의 통혼권은 면의 범위를 넘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민의 통혼권은 면의 지역적 넓이와 유사하거나 이에 준하였는데, 그것은 그들의 통혼권이 시장권과 유사하였기 때문이다.

전통사회에서는 마을의 범위를 벗어나는 생활권은 흔히 시장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시장을 통하여 다른 지역의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따라서 인척을 구하는 것도 이 범위에서 구하였다. 한편, 농촌 사람들은 거리상 가깝다 하더라도 어촌 사람과 인척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았다. 그것은 어업이 농업보다 불안정하다는 것과 어민들의 성격이 거칠다는 이유 등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어민들은 비록 거리상 멀더라도 어민들끼리 통혼하는 경향이 높아 이들의 통혼권은 대개 해안선을 따라서 형성되었다. 이와 같이 지역적으로 보아 통혼권은 세 유형이 있었다. 양반과 같이 군 단위·도 단위까지 넓혀진 넓은 통혼권, 상민과 같이 시장권과 관련된 통혼권, 그리고 어민들과 같이 해안선과 연결된 통혼권이 있었다. 이를 다른 측면에서 보면 사회 신분상의 통혼권과도 관련된다.

양반에 속한 사람들은 가격(家格)이 대등하고 정치적 이념을 같이하는 집안 사이에 통혼을 하는 사회 계층적 통혼권을 형성하였다. 농촌의 상민과 어촌의 경우 또한 동일한 계층, 동일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간의 계층적 통혼권이라 할 수 있다. 사회 계층적 통혼권에서 두드러진 것이 천민들의 혼인이다.

천민들은 백정·무당 등으로 일정한 직업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사회에서는 도와 읍 등의 주변지역에 거주하며 상위 계급과의 혼인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지역에 관계없이 천민들 사이에서 통혼권을 형성하였다.

통혼권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일정한 범위 이내의 사람과 혼인하는 내혼제(內婚制)라 할 수 있다. 내혼제는 외혼제(外婚制)와 대비되는 것으로, 외혼제는 일정한 범위 밖의 사람과 혼인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외혼제의 대표적인 것은 동성동본 불혼의 원칙에서 말하는 씨족 외혼제이고, 내혼제의 대표적인 것은 계급 내혼제이다. 씨족 외혼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철저히 지켜졌지만, 계급 내혼제는 씨족 외혼제만큼 철저히 지켜지지 않았다.

이유는 우리나라 계급이 인도의 카스트와 같이 엄격하지 않았다는 것과 전통사회가 오랜 시간을 두고 변동을 겪었기 때문에 계층적 이동이 가능하였다. 특히, 유교적 이념이 사회 계급상의 상승을 지향하였기 때문에 개인이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을 하여 상층 계급으로 상승하거나 상위 계급과 혼인을 하여 계층적 상승을 꾀하였다. 이러한 전통적인 사회 신분 제도도 근대 사회에 들어오면서 크게 약화되었다.

한편, 지역적 통혼권에 있어서도 최근에는 과거에 민촌에 속하였던 마을 사람들의 통혼권이 점차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촌락 내혼이 크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도외 통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농촌의 경우 출혼 여자들이 다른 도의 대도시나 신흥 공업 단지로 출가하는 경향이 현저한 데 반하여, 농촌으로 들어오는 타도 출신의 입혼 여자들은 대부분 농촌 출신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일반적으로 도외 통혼이 증가하는 현상은 이 시기의 공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농어촌 청소년들의 지역적 이동이 활발해지면서였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군산 지역에서 1970년대까지의 통혼권은 비교적 동일한 지역이 아닌 인적 교류가 없는 타 지역과 통혼권을 형성하였다. 여기서 인적 교류가 없는 타 지역이란 일반적으로 친인척을 통해 연결되는 타 지역을 일컫는다. 즉 같은 동네에서 자란 남과 여의 결혼을 꺼렸는데, 동네 결혼은 결혼 전과 후에 혼사와 관련한 뒷말이 무성한 점을 이유였다.

보통의 통혼권은 친인척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남과 여가 만나는 것이 보통이었고, 오늘날의 약혼식과 다른 혼인 당사자 두 집안의 결혼 약속에 따라 사실혼 관계를 바탕으로 가정을 이루어 살다가 후에 공식적인 혼례를 치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전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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