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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401285
한자 農謠
영어공식명칭 Song of Labor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당진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고대영

[정의]

충청남도 당진시에 전해 오는 농사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

[개설]

농요는 논이나 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부르는 농업 노동요로서 전국적으로 불리는데 지역의 특성에 따라 형태와 가사, 내용이 다양하다. 충남 당진 지역은 해안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이 발달했지만, 너른 우강과 합덕의 평야를 비롯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농사를 지어 왔고, 지금도 지역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농업은 개인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 마을의 두레 조직을 중심으로 공동 노동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공동 노동 과정에서 작업의 효율을 증대시키고, 고된 노동의 피로를 잊게 했던 것이 바로 노동요이고 농요이다. 농요는 논농사 노래와 밭농사 노래로 나누는데, 논농사 노래는 논농사를 짓는 단계에 따라 논 가는 소리, 논 삶는 소리, 모 찌는 소리, 모 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등으로 체계적으로 발달하였고, 밭농사 노래는 보리, 조, 콩 등 여러 곡식을 생산하는 과정이므로 논농사처럼 일련의 체계적인 민요가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밭 가는 소리, 밭매는 소리, 보리타작소리, 풀 써는 소리 등과 같은 다채로운 민요가 생겨났다.

[당진의 농요]

농요는 논농사 1년 과정에서 불리는 구전 민요로 전통적인 농업 환경에서 노동 공동체를 중심으로 불리는 노래다. 특히 모 찌는 소리,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등 1년 동안 벼농사에서 필요한 노래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그 밖에 밭농사와 기타 노동요로 구별될 수 있다.

1. 모 찌는 소리

모 찌는 소리는 농촌에서 모를 찌며 부르던 노래이다. 모찌기는 간단하게 말하면 모판에 모를 키워서 넒은 논에다 옮겨 심는 방법이다. 새벽부터 모찌기를 시작하는데, 써레질꾼이 논을 삶는 동안 모판에서는 모찌기를 한다. 모판에서 한 뼘쯤 자란 모를 뽑아서 물에 흥덩흥덩 흔들어 흙을 털며 한 춤씩 묶어 내는 것을 ‘모를 찐다’고 한다. 모를 잡아당겨 흙을 털 때, 두 손아귀에 모아 가득 찌어진 모를 두 주먹거리로 모아 볏짚을 묶고 잠시 허리를 펴면서 하는 노래를 모 찌는 소리라고 한다. 대호지면의 경우 가사는 다음과 같다.

“흐르렁 하시든이더니는 또 모 한 춤을 쪘네/ 흐르렁 하시든이더니는 또 모 한 춤을 쪘네/ 그 말씀 떨어지기(전에) 흐르렁 하시더니 또 모 한 춤을 쪘네/ 흐르렁 하시든이더니는 또 모 한 춤을 쪘네/ 흐르렁 철드러쿵 하시든이면 또 모 한 춤을 쪘네/ 흐르렁 하시든이더니는 또 모 한 춤을 쪘네/ 여기도 그 말씀 떨어지러 철드러쿵 하시더니는 또 모 한 춤을 쪘네/ 흐르렁 하시든이더니는 또 모 한 춤을 쪘네.”

2. 모심는 소리

모심는 소리는 모내기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다. 모꾼들이 쪄낸 모는 모쟁이가 바지게에 실어 써레질이 끝난 논으로 운반하는데, 모쟁이가 여기저기 모춤을 던져 넣으면, 모꾼들이 들어가 일자로 늘어서서 뒤로 물러서 가면서 모를 심어 나간다. 모심기와 논매기는 대표적인 농사일이라서 농요 역시 이 두 가지 소리에 집중된다. 그런데 전국에 걸쳐서 널리 분포한 노래라도 노래를 부르는 방식은 지역마다 차이를 보인다. 대호지면의 경우 가사는 다음과 같다.

“에헤헤 헤헤요 아헤어허이야 이야 에헤요 아헤 어흐얼싸 노든 방아/ 에헤헤헤요 아헤 얼싸 노든 방아/ 무정세월아 가지를 마라 우리네 농부님들 다 늙어 가네/ 에헤헤헤요 아헤 얼싸 노든 방아/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이 진다고 설워 마라/ 에헤헤헤요 아헤 얼싸 노든 방아/ 명년삼월 돌아오면 너는 다시 피련마는/ 에헤헤헤요 아헤 얼싸 노든 방아.”

3. 논매는 소리

논매는 소리는 논의 잡초를 호미로 매거나 손으로 훔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충남 지역에서는 호미로 매는 것만 “맨다”고 하고, 손으로 매는 것은 “훔친다”고 하여 구분한다. 모를 심고 이삼 일이면 벼는 뿌리를 내리고 이때 잡초가 같이 올라오는데, 그래서 모를 심고 15~20일 후쯤에 잡초를 뽑는다. 논매기는 보통 세 번을 하는데 잡초가 자란 정도나 논의 사정에 따라 다르다. 세 번 하는 경우 초벌과 만물은 손으로 매고 두벌은 보통 호미로 맨다. 세 번 하는 경우 처음 매는 것을 ‘아시매기’, 두 번째로 매는 것을 ‘두벌매기’, 마지막으로 매는 것을 ‘만물’이라고 한다. 대호지면의 경우 손으로 훔치는 가사[손걸소리]는 다음과 같다.

“에헤 에야 어허넘차 너호야/ 에헤 에야 어허넘차 너호야/ 명사십리에 해당화야 꽃이 진다고 설워를 마라/ 에헤 에야 어허넘차 너호야/ 명년삼월 돌아오면 그 꽃 다시 피련마는/ 에헤 에야 어허넘차 너호야.”

한편, 호미로 메는 소리[호미뎅이]는 다음과 같다.

“어하 덩허리/ 어하 덩허리/ 얼것아 덩허리 잘도 넘어간다/ 무정한 세월아 왔다가지를 말어라/ 어하 덩허리/ 얼거차 얼거차 얼거차 얼거차 얼거차 얼거차.”

4. 볏단 세는 소리

볏단 세는 소리는 볏가리를 치면서 볏단을 세는 소리다. 벤 볏단을 논두렁에 들어다 놓으면 이를 세우는데 이를 볏줄가리 친다고 한다. 볏단을 기댈 수 있게 말뚝을 박고 볏단을 세우는데, 이때 지주는 산벼를 뽑아들고 앉아 볏단 세는 소리에 따라 볏단의 통계를 내는데 ‘열이요’ 하고 외치면 산벼 하나를 넘기며 ‘열’ 한다. 이렇게 뭇수(볏단 수)를 계산한다. 볏줄가리를 치는 사람도 열 단을 세우고 나서 볏단의 밑둥 일부를 추켜세우는데 그렇게 벼 꽁지의 수를 세어 총수를 알아두었다.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세는 데도 가락이 있었다.

5. 타작할 때 부르는 소리

타작할 때 부르는 소리는 타작을 할 때 볏단을 1m 정도의 끈으로 감싸서 절구통에 메치면서 부르는 소리다. 큰 타작일 경우 절구통 열서너 개를 놓고 벼를 터는데, 당진 지역에서는 고대·석문 지역과 정미면에서 소리의 형태를 찾을 수 있다. 소리꾼이 소리를 메기면 에게차 받는 형식이다. 「타작하는 소리」, 「개상질 소리」, 「자리개질 소리」, 「바심하는 소리」 등이 있다.

6. 벼 드릴 때 부르는 소리

벼 드릴 때 부르는 소리는 타작을 다하고 나서 바람에 벼를 들일 때 부르는 노래다. 벼를 ‘드리다’는 표현은 떨어낸 곡식에 섞인 검불이나 먼지 따위를 바람에 날려 깨끗하게 한다는 뜻이다. 떨어낸 벼에 섞인 검부러기나 먼지를 바람에 날려 보내는 일을 ‘죽드림질’이라고도 했다. 죽드림의 ‘죽’은 벼를 퍼 올리는 도구인 ‘죽가래’에서 나온 말이다. 벼드리는 소리의 후렴이나 노랫말에도 ‘드리다‘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충남 당진에서는 「에헤라 드림이호」에 죽드림질하는 모습이 아주 잘 묘사되어 있다.

그 외에는 벼를 말로 되어 담으며 하는 소리인 ‘말로 될 때 부르는 소리’, 큰 삽에 줄을 매서 흙을 멀리 파 던지는 ‘가래질을 할 때 부르는 소리’, 두레로 물을 푸며 부르던 ‘두레질할 때 부르는 소리’, 혼자선 들거나 지지 못하는 큰 짐이나 돌, 통나무 등을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 옮길 때 부르는 ‘목도할 때 부르는 소리’ 등의 다양한 농요가 있다.

[당진 농요의 특징]

당진의 농요는 연기와 천안 지역, 공주와 부여 같은 남쪽 지역 등 충청남도 지역 내에서도 차이를 보이며, 내포 문화권, 즉 홍성, 서산, 태안 등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예를 들어 모 찌는 소리는 연기, 천안의 경우 ‘뭉치세’ 형이라면, 당진, 홍성, 서산의 경우 ‘한 춤 쪘네’ 형이 분포되고 있다. 모심는 소리는 충남 다른 지역이 상사소리를 한다면 당진이나 서산은 방아 소리를 부른다. 손으로 논매는 소리는 역시 충남 다른 지역이 산이 소리를 한다면 당진은 넘차 소리를 한다. 이 넘차 소리는 다른 지역에서 상엿소리로 사용하는 것이 당진에서는 손으로 훔치는, 손걸 소리로 활용되고 있음이 특이하다. 반면 호미로 논매는 소리는 충남 전체가 ‘얼카덩어리’ 류인데, 당진도 마찬가지임을 보여 준다.

[전승 현황]

과거에는 활발하게 불리고 전승되던 농요들은 농업의 기계화로 1970년대 이후 급격히 사라졌다. 트랙터와 경운기 등으로 소규모 그룹, 혹은 개인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면서 두레 조직이 사라졌고, 이 과정에서 농요도 사라졌다. 일부 뜻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농요와 두레 관련 보존을 위해 힘쓰고 있으나, 메기고 받는 전통 농요의 특성상 개개인의 전승으로는 한계가 있다. 농요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의 기억에도 점차 농요가 사라지고 있으며, 고령으로 이들이 작고하면 소멸될 수 있는 상황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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