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0014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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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부여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광호 |
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3년 3월 13일 - 「범인 황백삼」 부여군지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부여군지』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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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록지 | 석성리 - 충청남도 부여군 석성면 석성리 |
성격 | 설화 |
주요 등장 인물 | 선비|박 정승|황백삼 |
모티프 유형 | 수색 |
[정의]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황백삼 찾기와 관련하여 전하는 이야기.
[개설]
「범인 황백삼」은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살인죄로 감옥에 갇힌 선비가 진짜 범인 황백삼을 찾아 누명을 벗는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범인 황백삼」은 2003년 3월 13일 부여군지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부여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충청남도 부여군 석성면 석성리에서 마을 주민이 구술한 내용이 채록된 것이다.
[내용]
옛날에 한 선비가 과거를 보기 위하여 서울로 올라가고 있었다. 가는 길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어 가까이 가 보니 어떤 장님이 점을 치고 있었다. 점쟁이가 무척이나 용하다 하므로 선비도 과거에 붙을 것인지 점을 보았다. 장님은 점괘를 보더니 누르스름한 종이에 흰 백(白) 자 세 개를 써 주면서 간직하고 있으면 죽음을 눈앞에 둘 때 살 수 있다고 말하였다.
한편, 서울에 박 정승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딸이 시집갈 때가 되어 박 정승이 장님에게 사주를 보니 딸의 남편이 일찍 죽을 팔자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박 정승 내외는 놀라서 딸이 과부가 되지 않게 방비할 방도를 장님에게 물었다. 장님은 오늘 밤 서울 장안에 가서 집을 못 잡은 사람 하나를 잡아서 대례를 지내고 첫날밤을 치르게 한 후 새벽에 죽여 갖다 버리라 하였다. 그때 서울에 도착한 선비가 날이 저물어 지낼 숙소를 찾아 다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다가와 선비의 얼굴에 마포를 씌우고 들쳐 업었다. 선비가 업혀 도착한 곳은 박 정승의 집이었다. 선비는 영문도 모른 채 대례를 지내고 첫날밤까지 치르게 되었다. 그날 새벽 신부가 일찍 일어나 금덩어리를 꺼내 주며 가지고 있으면 죽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윽고 하인들이 들이닥쳐 선비를 잡아다 큰 상자에 넣고 한강에 빠뜨려 죽이려 하였다. 선비가 이대로는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목숨을 살려 주면 금덩어리를 주겠다고 소리를 치니, 하인들이 강기슭에 가서 상자를 열어 주었다.
그렇게 목숨을 부지한 선비는 복수를 다짐하며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였다. 얼마 뒤 선비가 과거를 보았는데, 그동안 공부를 많이 한 덕분에 과거에서 가장 글을 잘 지었다. 한편, 박 정승의 집 뒤에는 김 정승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김 정승 역시 시집갈 나이의 딸이 있어 마음속으로 이번 과거에서 가장 좋은 글을 쓴 사람을 사위로 맞겠다고 생각하였다. 김 정승이 선비의 글을 보고는 사위로 삼기로 마음먹고 좋은 날을 골라 선비를 초대하여 대례를 지내게 하고 첫날밤까지 준비하였다. 그런데 사실 김 정승의 딸은 몰래 집안의 종과 사랑하는 사이였으므로 대례 이야기를 듣고는 그길로 도망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선비를 만나고는 마음이 변하여 종이 아닌 선비와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느새 한밤중이 되었다. 밖에서 기다리던 종은 정승의 딸에게 배신당하였음을 알고 선비가 잠시 뒷간에 간 사이 정승의 딸을 죽였다.
뒷간에서 돌아온 선비는 신부의 가슴에 칼이 박혀 있어 깜짝 놀랐다. 칼을 뽑고 소리를 치자 다른 종이 소리를 듣고 들어왔다. 종이 보니 신랑은 칼을 들고 있고, 신부는 가슴에서 피가 철철 나고 있었다. 결국 선비는 살인죄로 옥에 갇히고 말았다. 선비가 옥에 갇힐 때 앞집의 박 정승이 선비의 모습을 보았다. 박 정승은 참으로 안타까운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 살 방도가 없냐며 선비에게 말을 걸었다. 선비는 수년 전에 점을 쳤던 기억이 나서 흰 백 자 세 개가 적혀 있는 누르스름한 종이를 박 정승에게 건네주었다.
박 정승이 선비가 건넨 종이에 있는 글자의 뜻을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박 정승의 딸이 보고 누르스름한 종이에 흰 백 자가 세 개이니 ‘황백삼’이라고 하였다. 마침 김 정승네 집의 종 이름이 ‘황백삼’이었다. 그래서 서둘러 황백삼을 수배하였으나 이미 김 정승의 집에서 도망을 친 뒤였다. 그날 저녁, 황백삼은 자신을 찾는 데에 도움을 준 박 정승의 딸을 죽이려고 박 정승의 집으로 몰래 숨어들었다. 박 정승의 딸이 잠들어 있는 초당 앞에는 지하실이 있었다. 문을 열면 박 정승에게 신호가 가게 되어 있었는데, 황백삼이 그 사실을 모르고 문을 열자 곧바로 박 정승에게 신호가 갔다. 박 정승이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외치니, 집안 사람들 전부 모여들어 결국에는 황백삼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하여 선비는 누명을 벗었고, 박 정승은 선비가 풀려나자 사위로 삼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범인 황백삼」의 주요 모티프는 ‘수색’이다. 점을 통하여 미래를 예견함으로써 나쁜 짓을 하고 도망간 범인을 찾는 내용이다. 점으로 미래를 예견하고 억울함을 푸는 내용은 여러 지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범인 황백삼」에는 선조들의 운명에 대한 인식이 반영되었음을 찾아볼 수 있다.